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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질환

[강서구 한의원]가을이 오면- 남자의 가을우울증

수세보원 2010. 10. 21. 08:10


가을이 오면 호수가 물결 잔잔한 그대의 맑은 미소가 향기로워요.라고 했던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즐겁나요? 가을이 오면 그냥 그렇습니다. 사람이 언제 우울해질까요? 

비오는 날? 우중충한 날? 아닙니다. 물론 항상 우울한 사람에게는 날씨와 계절에 관계가 없겠지요. 

계절 중에 가장 우울함을 호소하고, 자살율이 높을 때는 겨울이 아니라 봄이라고 합니다. 

"세상은 봄향기와 푸른 빛으로 가득한데 자신은 그러지 못하다. "

세상은 겨울의 무거운 코트를 벗어버리는데 자신은 항상 그레이하고 자신의 짐은 줄어들지를 모른다는 것이죠. 비교를 많이 하고 승자만 기억하는 우리의 현실에도 사람들을 점점더 우울함으로 몰아가는 측면이 있겠지요.
 
그럼 가을우울증은 어떨까요? 요즘 저희 한의원에 방문하시는 분들을 살펴보면 남자분들 중에 우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가을을 탄다고 하고, 추남이라고 가을남자라고 하는 남자분들이 우울하다고 합니다. 근데 특이할 점은 이렇게 한의원에 우울하다고 방문하시는 분들이 특별히 가정이 불우하거나, 현재가 불행해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 나름의 일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성공을 하신 분들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이 느끼는 우울함을 잘 들어보면 우울함의 정체는 외로움입니다. 아이들은 다 커서 직장을 다니거나 결혼을 준비 중이고, 자신의 부인은 자기보다 오히려 더 바빠합니다. 자신은 그들에게 필요한 돈을 대주는 사람이죠. 

집에 들어가보면 다들 자신들의 일에 바빠서 가장인 남자가 왔는데도 다들 본체 만체합니다.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TV리모컨 뿐입니다. 
자신의 자리는 쇼파에 TV리모콘과 같은 위치입니다. 집 안에 우두커니 혼자있습니다. 

우울합니다. 
가을이 오면 마음도 추워지고 몸도 추워집니다.
 
가장이라는 단단한 위치에서 누군가를 보호해준다는 것은 체온을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를 돕기 위해서 감싸안아주면 역시 자신도 따뜻해지는 것이죠. 내가 누군가를 돕는 것은, 누군가의 힘듦을 안아주는 것은, 내 도움을 받는 사람만이 따뜻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도움을 받은 그 사람의 체온도 나에게 전달되어 따뜻해지는 이치입니다. 

말이 길어지고 있네요. 이런 가을우울증에 빠진 남자분들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제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운동입니다. 
항우울제같은 양방약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방약은 의존성을 갖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주의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시 운동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도움을 받기에는 너무 자라버린 자식들에게 자꾸 대답없는 손짓을 보내기 보다는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행위인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여행도 좋습니다.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리고, 자신의 처지에 자꾸 집중되는 생각을 분산하는 것이죠. 여러가지 취미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그 다음은 자신의 처지를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남자의 가을 우울증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것도 어느 단골 남자환자분의 하소연때문이었습니다.
몇일 전에도 다른 남자환자분들도 우울함을 호소했었죠. 요즘들어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남자들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남자도 인간인데 우울하고 외롭지않겠습니까?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거의 여자분들이라서 남자분들은 자신의 우울함을 창피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실제는 무척 우울함에도 안그런척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실 필요없습니다. 

누군가에게 하소연도 하고, 얘기도 하다보면 마음도 가벼워지고 무거웠던 생각이 조금 가벼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과의사가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침을 맞다가도 잠깐 얘기를 할 수도 있고, 물리치료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저에게 면담을 청해도 됩니다. 

잠깐 제 얘기를 하자면, 제가 치대에 계속 다녀서 치과의사가 되었다면 저에게 누군가가 우울하다고 할까요? 
치과의사인 저에게요? 치과의사인 저에게 잠시 상담을 요청해서 자신의 우울함을 호소한다면 이상하겠죠?
 
제가 그래도 한의사이니까 사람들이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고, 우울하다고 힘들다고 어렵다고 이런 말들을 할 수가 있는 것이겠죠. 바로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것이죠. 
제가 우울해하시는 분들의 말을 공감하고 제가 아는 지식안에서 해결책을 마련해주다보면 그것이 바로 온기를 나누는 것이 됩니다. 약간은 가벼워진 얼굴로 돌아가시는 환자분들을 보면서 제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운동 여행 취미생활 그 다음으로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가을 우울증을 해결하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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